〈시작의 계곡〉, 2021.

애니메이션 스틸컷, 프로젝션 매핑, 디지털 애니메이션, 컬러, 사운드, 가변크기, 5분, ACC 커미션

〈빛,불,물〉, .

최성록은 디지털 애니메이션과 비디오 작업을 통해 기술에 의해 발생되는 동시대의 풍경, 그리고 서사를 탐색한다. 또한 디지털화되는 세계를 바라보며 인간이 어떤 존재로 인식되는지에 관해 탐구를 이어 왔으며, 발달하는 기술과 인간과의 관계 변화에 집중한다. 최근 개인전으로는 《Great Chain of Being》(갤러리조선, 서울, 2019), 《작전명 두더지/파이널 스탠드》(SeMA 벙커, 서울, 2018), 《Flow Seoul Move》(서울로미디어캔버스, 서울, 2018), 《구원자의 길》(스페이스 XX, 서울, 2016), 《유령의 높이》(갤러리조선, 서울, 2015), 《우리가 서 있는 곳》(아트센터 나비, 서울, 2016) 등이 있다. 주요 참여 전시로는, 파라다이스 아트 랩 페스티벌(파라다이스 시티 아트스페이스, 인천, 2020), 《모두의 소장품》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020), 비보르 애니메이션 페스티벌(덴마크 비보르, 2019), 《자연, 생명, 인간》(부산현대미술관, 2019), 《플립북: 21세기 애니메이션의 혁명》 (일민미술관, 서울, 2018),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오스트리아 린츠, 2017) 등이 있다.

<모든 감각이 시작되는 계곡? 인류가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팬데믹이 불러온 인간과 인간 간의 물리적 거리에 대한 제한으로 인해, 보이는 디지털로 변환된 대리적 존재들을 상대하는 지금 시대의 인간은 현실과 가상이 혼합되어 가는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고 있다. ‘가상 화폐, 그리고 현실을 대체하는 시뮬레이션 공간 속에서 부유하는 혹은 목격하는 팬데믹 시대의 사람들에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눈으로 감지하는 감각은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이 작품은 출발하였다. <시작의 계곡>은 현실의 모든 것을, 디지털 스크린 위에 데이터로 이루어진 색점들이 만들어 내는 이미지와 이야기가 대체해 나가는 이 시대에 우리가 바라보는 풍경과 우리가 감각하는 공간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에 대해 담고 있다.
<시작의 계곡>은 장소 특정적 미디어 파사드 프로젝트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야외 공간에 투사되는 애니메이션 프로젝션 작업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라는 공간은, 예술을 만들어 내고, 사람들이 그걸 접하며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느끼기 어려운 감각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생각했다. 작품을 설치할 벽과 바닥의 현실 공간을 일종의 가상적 공간으로 연결되는 스크린으로 설정하고, 경사진 도로와 나무들이 있는 주변의 구조와 분위기를 바탕으로 이와 연결될 수 있는 가상의 풍경을 생각하였다. 그리고 설화에 나오는 창조 신화에 등장할 법한 장면을 연출하였다. 창조 신화에서는 세계의 시작점은 계곡과 같은 지형에서 시작되는 걸 발견하였고, 이런 점을 이번 전시 공간 구조에 접목시켜 새로운 가상적 창조 신화가 시작되는 공간으로 연출하였다. 또한 풍경 안에서 움직이는 사물들의 표현에 있어서는 애니미즘에서 나타나는 사물들의 생명과 움직임의 개념을 연결시켰으며, 이는 사물의 고유한 생명에 대한 표현과 움직임을 사물에 부여한 샤머니즘과도 연결된다.
실제 전시 공간의 구조를 3D 공간 안에 제작한 후 이를 바탕으로 가상의 계곡을 제작하였고, 빛, 바람, 용암, 물의 움직임과 같이 이 계곡에서 벌어지는 장면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만들었다. 시뮬레이션으로 제작된 장면들은 두 가지의 시점으로 렌더링되어 현장에서 벽과 바닥에 투사되며, 감상자는 실제와 가상의 공간이 혼합된 장소 특정적 미디어 공간을 경험하게 된다. 이 작품 안의 모든 가상의 사물들과 그 움직임은, 실제 크기, 중력, 물과 용암의 성질 등 많은 물리적 요소가 컴퓨터 계산은 거쳐, 그것들이 마치 실제 전시 공간에 있는 것처럼 제작되었다. 이는 동시대 사람들이 스크린의 가상적 사물들을 경험하며 현실의 사물을 대체하게 만드는 과정과 유사하다고 본다.
<시작의 계곡>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현실 세계의 풍경을 바라보며 경험하는 시각적 감각, 공간을 움직이며 경험하는 감각, 사물의 움직임을 바라보며 경험하는 감각은 무엇이고, 이런 감각들이 가상적으로 만들어져 실제 공간에 재현된다면 어떤 새로운 감각을 또 만들어 내는지이다. 이런 시각적 자극과 움직임을 가상적 공간 안에 만들고, 이를 다시 현실 공간에 재현한다면 감상자들은 과연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이는 마치 영화관에서 시작되었던, 빛에 의해 기록된 움직이는 이미지들을 경험하는 일종의 시각적 판타지를, 사람들이 야외의 실제 공간 위에서 보는 것과 같은데, 이때 감상자들은 어떤 감각을 경험하게 될지 생각해 보았다. 영화관 혹은 갤러리 같은 실내가 아닌 야외 공간에서 감상자가 시각적 판타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장면의 구도, 화면 안 요소의 움직임, 시점, 속도, 화면 크기 등을 감안하여 감상자가 움직이면서 경험할 수 있는 몰입형 미디어 파사드 작품을 제작하였다.

<빛,불,물>
이 작품은 세 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장면인 ‘이더의 손’은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어떤 세계와 가치를 만들어 내는 창조자의 손을 보여 준다. 이더의 손은 에테르라는 일종의 공기 혹은 과거 철학자들이 제시한 이 세계를 형성하는 근원 물질의 의미와, 현재 가상 화폐의 한 종류인 ‘이더리움’의 의미와 연결된다. 공기들이 모인 손은 번개를 쏘며, 이 세계를 받쳐 줄 대지를 만들어 낸다. 여기서 번개는 전기를, 공기는 데이터를, 대지는 우리가 현실과 가상을 경험하는 일종의 플랫폼을 의미한다. 동시대 인간들이 이 세계를 경험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스크린이라는 일종의 공간은, 전기와 데이터 그리고 스크린이라는 구성 요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장면은 이런 가상 세계 안을 경험하기 시작하는 지점을 은유한다.
두 번째 장면 ‘용암의 존재’는 불의 사물인 용암이 일종의 영혼 의지와 세계의 구조를 만들어 내는 이야기이다. 액체와 고체의 두 가지 물질성을 동시에 보여 주는
용암을 의인화하여, 이 세계의 구성들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춤을 추는 용암 캐릭터로 묘사하였다. 디즈니의 초기 애니메이션 <판타지아>에 등장하는 용암 장면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장면이다.
세 번째 장면은 ‘생명의 샘’이라는 장면으로, 용암이 춤을 추며 만들어 낸 계곡에 폭포가 생겨나고 물이 계곡을 흘러내려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장면에서는 물이라는 흐르는 성질의 물질을 살아 움직이는 생명처럼 연출하였고, 물 근처에서 시작되는 식물과 동물 같은 생명들과 공생하는 원초적인 장면으로 나타난다.
이런 세 장면들을 통해, 지금 우리가 세계를 지각하며 생겨나게 된 원초적 감각을 제공해 주는 빛, 불, 물의 이야기를 만들고자 하였다

오도함

〈당신의 피부가 듣는다〉, 2021.

고기영

〈에메랄드 빛의 숲〉, 2021.

권혜원

〈풍경을 빌리는 방법〉, 2021.

최성록

〈시작의 계곡〉, 2021.

〈빛,불,물〉, .

용세라

〈흘러가는 말〉, 2021.

문창환

〈더 완벽한 세계〉, 2021.

신미경

〈香水(향수)와 鄕愁(향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021.

리경

〈더 많은 빛을 _ 기쁨 가득한〉,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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