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헤매기

프란시스 알리스

〈실천의 모순 1 (가끔은 무엇인가를 만들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1997.

행위 기록,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4분 59초.
작가 및 페터 킬히만 갤러리 제공.

〈실천의 모순 5: 우리는 사는 대로 꿈꾸곤 한다 & 우리는 꿈꾸는 대로 살곤 한다〉, 2013 .

시우다드 후아레스, 멕시코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가변설치, 7분 49초.
작가 및 페터 킬히만 갤러리 제공.

〈국경 장벽 유형학: 사례 #1부터 #23까지〉, 2019-2021.

23점의 연작 회화, 나무 위 린넨에 유채 및 납화, 14.2×18.9cm(23)
개인 소장. 작가 및 페터 킬히만 갤러리 제공.

실천의 모순 1 (가끔은 무엇인가를 만들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프란시스 알리스는 도시를 걸으며 수행하는 시적이고 실천적인 퍼포먼스로 잘 알려져 있다. “가끔은 무엇인가를 만들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부제가 달린 퍼포먼스 〈실천의 모순 1〉에서 작가는 장장 9시간 동안 멕시코시티의 거리를 얼음덩어리를 밀며 돌아다닌다. 사람의 몸뚱어리를 훌쩍 넘어설 만큼 커다랗던 얼음덩어리는 발장난을 치며 차고 다닐 수 있을 만큼 작아졌다가 이윽고 완전히 녹아 없어진다.
이 작품은 프란시스 알리스의 작품에서 자주 나타나는 ‘최대한의 노력, 최소한의 성과’라는 주제를 잘 보여주는 한편, 이러한 역설법에 깃든 긴장을 도시가 처한 현실적 갈등과 연관시킨다. 곧 말라 없어질 물얼룩 외에는 아무런 보상도 남지 않는 고된 노동의 과정은 멕시코시티에 만연하던 강도 높은 노동과 저임금을 은유한다.

실천의 모순 5: 우리는 사는 대로 꿈꾸곤 한다 & 우리는 꿈꾸는 대로 살곤 한다

“우리는 사는 대로 꿈꾸곤 한다 & 우리는 꿈꾸는 대로 살곤 한다”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실천의 모순 5〉는 작가가 멕시코와 미국의 접경 지대에 위치한 시우다드 후아레스의 밤거리를 타오르는 공을 차며 배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타오르던 공은 어두운 밤거리에 주홍빛 불티만을 남긴 채 재가 되어 사라진다. 그 걸음 끝에 무엇도 남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실천의 모순 1〉과 마찬가지로 ‘최대한의 노력, 최소한의 성과’라는 작가의 주제의식을 드러낸다. 불꽃과 함께 깊은 어둠을 가로지르는 작가의 걸음은 마약 카르텔이 횡행하는 불안한 도시의 황폐한 풍경에 덧없는 환상과도 같은 빛을 드리운다.

국경 장벽 유형학: 사례 #1부터 #23까지

영토와 국경의 문제는 프란시스 알리스의 주요한 관심사 중 하나다. 23점의 회화로 이루어진 〈국경 장벽 유형학〉은 작가가 다양한 분쟁 지역을 여행하며 관찰한 풍경을 보여준다. 이스라엘과 시리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멕시코와 미국,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등 갈등을 겪고 있는 수많은 국가 사이의 경계선을 담은 이 시리즈에는 북한과 우리나라 사이에 놓인 철조망도 포함되어 있다. 흙빛으로 채색된 황량한 공간에 희게 그려진 이 울타리들은 실로 다양한 형태를 갖고 있다. 높이도 모양도 다르며, 철조망, 나무, 시멘트 등 재질도 제각각이다. 그러나 이 모든 울타리는 한 가지 사실을 명확히 드러낸다. 바로 이 길이 분쟁과 배척으로 인해 더 이상 걸을 수 없는 길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쉬운 글 해설

실천의 모순 1 (가끔은 무엇인가를 만들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 작가 이름 프란시스 알리스
  • 만든 때 1997년
  • 작품 종류 작가의 행동을 기록한 영상
    보여주는 방식 단채널 영상*, 색깔과 소리가 있는 영상
    *단채널 영상 : 1개의 화면에서 영상이 나오는 방식
  • 작품 길이 4분 59초

이 작품은 작가와 페터 킬히만 갤러리가 제공한 작품입니다.

프란시스 알리스 작가는 도시를 걷는 퍼포먼스*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실천의 모순 1(가끔은 무엇인가를 만들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영상에서 작가는 9시간 동안 얼음덩어리를 밀며 멕시코시티 거리를 돌아다닙니다. 사람의 몸보다 큰 얼음덩어리는 점점 작아지다 어느새 완전히 녹아 사라집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아무런 보상도 없는 힘겨운 노동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작가는 멕시코시티의 노동자들이 힘들게 일한 것에 비해 적은 돈을 받는 현실을 얼음덩어리에 빗대어 표현합니다. 

*퍼포먼스 : 작가가 전하고 싶은 것을 몸으로 움직여 표현하는 예술

실천의 모순 5: 우리는 사는 대로 꿈꾸곤 한다 & 우리는 꿈꾸는 대로 살곤 한다

  • 작가 이름 프란시스 알리스
  • 만든 때 2013년
  • 보여주는 방식 단채널 영상*, 색깔과 소리가 있는 영상
    *단채널 영상 : 1개의 화면에서 영상이 나오는 방식
  • 작품 크기 가변 크기**
    **가변 크기 : 전시마다 작품 전체 크기가 달라지는 것
  • 작품 길이 7분 49초

이 작품은 작가와 페터 킬히만 갤러리가 제공한 작품입니다.

 <실천의 모순 5: 우리는 사는 대로 꿈꾸곤 한다 & 우리는 꿈꾸는 대로 살곤 한다> 영상은 작가가 시우다드 후아레스* 지역의 밤거리를 목적 없이 공을 차며 돌아다니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불에 타오르던 공은 주황빛 불씨만 남기고 재가 되어 사라집니다. 마약 조직이 뒤덮은 불안한 도시에 불꽃과 함께 어둠을 가로지르는 작가의 걸음은 허무한 환상같이 느껴집니다. 

*시우다드 후아레스 : 멕시코와 미국의 중간에 위치한 도시

국경 장벽 유형학: 사례 #1부터 #23까지

  • 작가 이름 프란시스 알리스
  • 만든 때 2019-2021년
  • 작품 종류 그림
  • 만든 방법 나무 위의 린넨*에 유채**와 납화***
    *린넨 : 식물인 ‘마’로 짠 천
    **유채 : 물감을 기름에 풀어서 그림을 그리는 방식
    ***납화 : 물감을 나무에서 나오는 끈적한 액체나 벌꿀에 녹여 그림을 그리는 방식
  • 작품 크기 세로 14.2센티미터(cm) 가로 18.9센티미터(cm) (크기가 같은 23개의 작품)

이 작품은 작가와 페터 킬히만 갤러리가 제공한 작품입니다.

프란시스 알리스 작가는 여러 나라의 땅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다툼, 그런 다툼이 일어나는 중간 지역인 국경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국경 장벽 유형학: 사례 #1부터 #23까지> 작품은 다양한 전쟁 지역을 찾아다니며 관찰한 풍경을 보여줍니다. 이스라엘과 시리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멕시코와 미국,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등 갈등을 겪고 있는 세계 곳곳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그중에는 북한과 우리나라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철조망의 모습도 있습니다. 흙색으로 색칠된 배경 위에 흰색으로 그려진 울타리는 높이와 모양도 다르고, 재질도 다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같습니다. 갈등과 전쟁 때문에 울타리 너머는 더 이상 걸을 수 없는 길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강동주

〈유동, 아주 밝고 아주 어두운〉, 2023.

김방주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 그날 까마귀가 떨어트린〉, 2023.

김재민이

〈레이온 공장 달리기〉, 2023.

량즈워+사라 웡

〈팔을 구부리고 있는 소녀〉, 2014.

〈창파오를 입고 모자를 쓴 남자〉, 2014.

〈빨간 우산을 쓴 오피스 레이디〉, 2010.

〈의자를 들고 달리는 아이〉, 2014.

〈양복 차림으로 목 뒤를 문지르고 있는 남자〉, 2018.

〈등을 긁고 있는 일본 주부〉, 2010.

〈고무 대야를 머리에 이고 가는 아주머니들의 모습〉, 2023.

레지나 호세 갈린도

〈누가 그 흔적을 지울 수 있을까?〉, 2003.

〈사람들의 강〉, 2021-2022.

〈땅은 망자를 감추지 않는다〉, 2023.

리슨투더시티

〈거리의 질감〉, 2023.

리 카이 청

〈저 너머 텅 빈 땅〉, 2022.

〈지상지하〉, 2023.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 울라이 

〈연인, 만리장성 걷기〉, 1988/2010.

미라 리즈키 쿠르니아

〈발자취를 쫒다〉, 2023.

이창운

〈공간지도〉, 2023.

프란시스 알리스

〈실천의 모순 1 (가끔은 무엇인가를 만들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1997.

〈실천의 모순 5: 우리는 사는 대로 꿈꾸곤 한다 & 우리는 꿈꾸는 대로 살곤 한다〉, 2013 .

〈국경 장벽 유형학: 사례 #1부터 #23까지〉, 2019-2021.

박고은

〈글자를 입은 소리들이 모인 지도〉, 2023.

새로운 질서 그 후

〈그 후 시티 〉, 2023.

〈둘러보기〉,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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