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아의 도시

  • 일정 2023. 12. 22. ~ 2024. 2. 25.
  • 장소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3·4관

2023 ACC 포커스 《가이아의 도시》는 자연을 대변하는 식물과 문명의 주체인 인간의 관계를 사유하는 전시다. 가이아는 고대 창조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으로 모든 생명의 탄생과 성장, 죽음과 재탄생의 순환을 관장하는 대지의 어머니를 상징한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 ‘가이아’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이 살아갈 수 있도록 지구의 화학적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자기 조절 시스템, 즉 능동적 존재 로서의 대자연을 의미한다. 근대 이후 산업화와 자본주의의 폭발은 인간과 자연을 대립적인 관계로 분열시켰고, 인간의 우월함을 강조하며 자연의 지배자로서 그 위치를 분명히 하고자 했다. 그 결과 가이아는 항상성 유지를 위해 이상기후와 자연재해, 각종 바이러스와 질병 등 자기 조절을 통해 인간 중심의 기계론적 세계관을 극복하려는 반작용을 일으키게 되었다.

최근 포스트 휴머니즘의 관점으로 자연에 대한 재고찰이 이루어지면서, 인간-자연의 공존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담론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재사유하고 생태적 연대와 균형의 중요성을 깨달은 우리는 산업 중심의 인간 문명이 ‘생태 문명’으로 전환하는 시대를 받아들여야 하는 시점에 놓이게 되었다. 《가이아의 도시》는 인간의 필요와 욕구에 의해 자연이 도시로 이주 당하고 변형되는 현상과 그럼에도 생명력을 잃지 않으며 인간과의 공존을 실천하는 식물의 능동적 의지를 다루면서 지속 가능한 생태 문명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자 한다. 

‘도시의 녹색동물’*에서는 식물의 수동적이고 피동적인 특성이 아닌 현상에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동물적 특성에 주목한다. 콘크리트로 뒤덮인 회색 도시의 등장으로 인간과 자연의 괴리는 심화되었지만, 도시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식물들의 생명력과 회복탄력성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유대 하는 생태 문명의 가능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가이아의 목소리’에서는 대자연 가이아의 시각으로 자연에 대한 인류의 태도를 되돌아본다. 자연 파괴의 주범인 인간이 ’식물‘과의 공생을 갈망하는 모순적인 현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가이아가 생태 균형을 이루기 위해 내는 목소리를 들어보고, 자연과 인간이 서로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상호작용과 유기적 신호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인간과 비인간의 유기적 관계와 이를 유지시키는 가이아의 시퀀스를 이해하고, 생태적 연대에 대한 담론을 지속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녹색동물’은 2016년 1월 방영된 다큐멘터리 「EBS 다큐프라임 – 녹색동물」에서 차용한 단어로, 식물도 동물처럼 욕망과 본능을 가지고 능동적이고 역동적으로 살아가는 존재임을 의미한다.

쉬운 글 해설

2023 ACC 포커스 《가이아의 도시》는 자연을 대표하는 ‘식물’과 ‘인간’의 다양한 관계를 살펴보는 전시이다. 가이아는 신화에 나오는 여신이다. 세상의 모든 생명이 태어나서 자라고, 죽었다가 또 다시 태어나는 모든 과정을 다스리는 자연의 어머니를 상징한다. 

이번 전시에서 가이아는 ‘살아있는 지구’라고 할 수 있다. 인간과 모든 생명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고 지켜주는 존재다.   

인간의 삶은 산업이 발전하면서 크게 변했다. 원래 자연에서 얻은 것으로 살아가던 인간은 자연과 서로 맞서게 되었고, 자연을 마음대로 다스리려 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기후가 갑작스레 바뀌고 자연재해, 새로운 바이러스와 질병 등이 생겨났다. 가이아가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하는 일이다. 

최근에는 인간의 삶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보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제는 인간이 만들어 낸 사회가 자연과 조화롭게 연결되고 균형을 이루어야 할 때다. 곧 인간이 만들어 낸 문명이 아니라 자연 중심의 ‘생태 문명’ 시대를 맞아야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이 인간에 의해 어떻게 도시로 옮겨지고 변화를 겪는지를 볼 수 있다. 또한 생명력을 잃지 않고 인간과 함께 살아가려는 식물의 의지도 함께 확인하게 된다. 

 ‘도시의 녹색동물’에서는 식물이 가진 동물의 특성을 살펴본다. 식물은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존재가 아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동물처럼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흙 대신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시가 생기면서 인간과 자연은 더 멀어졌지만, 식물은 이런 도시 환경에 적응해나가고 있다. 도시에서 보여주는 식물들의 생명력과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확인하면서 우리는 인간과 자연이 서로 연결된 새로운 문명의 가능성을 볼 수 있다. 

‘가이아의 목소리’에서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태도를 가이아의 눈으로 바라본다. 자연을 파괴하는 데 앞장서 온 인간이 ‘식물’과 함께 하는 삶을 원하는 모순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또 가이아가 생태와 지구를 그대로 지키기 위해 어떤 목소리를 내는지 들어본다. 자연과 인간이 오래 전부터 주고받아 온 것과 이와 관련된 신호들을 알아본다.

이제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는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 하는가?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일에 대한 고민과 이야기가 계속되길 바란다. 

*회복탄력성(resilience): 크고 작은 시련과 실패를 극복하고 그 경험을 발판으로 삼아 성장할 수 있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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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안내

아이 웨이웨이

〈라마처럼 보이지만 사실 알파카인 동물〉, 2015.

〈층〉, 2019.

〈궁전〉, 2019.

유이치 히라코

〈나무로 된 나무 28〉, 2023.

〈세계수(世界樹) 05〉, 2021.

〈선물 15〉, 2021.

〈잎의 모양 02〉, 2021.

알베로1987

〈도시의 숨결 〉, 2023.

〈동적 숲의 교감〉, 2023.

〈식물의 고요한 비명〉, 2023.

김자이

〈휴식의 기술 Ver. 도시농부〉, 2023.

이소요

〈야고(野菰), 버섯 같은 것〉, 2022-2023.

〈회양목〉, 2018-2023.

2023 ACC 사운드 랩 (김석준·윤지영·조예본·차미혜)

〈뻗고, 구부러지고, 부러지고, 잇고〉, 2023.

리트레이싱 뷰로

〈그린 머신〉, 2023.

패트리샤 피치니니

〈메타플로라(타임랩스)〉, 2015.

〈부츠 꽃〉, 2015.

〈초원〉, 2016.

타츠루 아라이

〈우주의 얼굴〉, 2022-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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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협력시퀀스〉, 2023.

얄루

〈피클 시티 다이브〉, 2023.

〈피클 시티〉,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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